“누구나 편안하게 부담 없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들랑 meditation 살롱, 들랑지기 이재윤
Q. 본인과 들랑 meditation 살롱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들랑 메디테이션(meditation, 명상) 살롱’을 운영하는 들랑지기 이재윤입니다. 들랑은 제주 구도심에 위치한 명상하는 공간으로 21년 5월부터 운영해 오고 있어요. 보통 명상하는 공간이라고 하면 명상원, 명상 센터 등의 이름을 가지게 되는데, 저는 메디테이션 살롱이라고 지었어요. 명상에 대한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 명상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조금 있는 게 사실이예요. 이름이라도 조금 편하게 지어서 그 장벽을 낮추고자 했어요. 누구나 편안하게, ‘한번 해 볼까?’ 하는 부담 없는 마음으로 쉽게 발을 들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면서요. 그래서 들랑에서 진행하는 명상 프로그램도 조금 캐주얼하게, 쉽게 말하면 조금 만만해 보이게 만들었어요.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명상, 이거 좀 재미있을 거 같은데?”라고 느낄 수 있도록이요.
Q. ‘들랑’은 무슨 뜻인가요?
들랑은 ‘들어오다’와 ‘밝을 랑(朗)’의 합성어예요. 명상을 하러 올 때 사람들은 편안함, 위안을 원해요. 다소 어둡고 무거운 상태, 즉 명상이 필요한 상태에서 오시죠. 그래서 밝은 기운을 드리고 싶어요. 밝은 호흡, 밝은 생각, 밝은 빛이 스며드는 이곳으로 들어오시고 또 이곳을 나가실 땐 밝게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Q. 명상 공간은 왠지 제주의 바다, 들, 산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들랑은 예상을 깨고 제주 구도심의 빌딩 뒷골목에 있잖아요. 제주 도심에 자리잡은 이유가 있나요?
제가 직장 생활을 할 때 회사가 서울 강남 삼성동에 있었어요. 처음 명상을 접한 건 서울 삼성동에 있는 봉은사 에서였고요. 명상하는 곳은 도심에 있어야 해요. 급하면 누구라도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이요. 제가 그랬듯이요. 그래서 제주에 공간을 열 때, 도심에서 열고자 했고, 도심에 있지만 공간에 왔을 때는 명상을 하기 좋게 숨이 트이는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는 공간을 찾았어요. 발품을 많이 판 덕에 제가 바라던 조건에 꼭 맞는 이 공간을 찾을 수 있었어요.
Q. 봉은사에서 명상을 시작하셨다고 하셨는데, 언제 어떤 계기로 명상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직장 생활을 할 때 일 중독이었어요. 일 중심적인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일에 열성을 다했고, 일을 할 때 느끼는 성취감이 아주 높은 사람이었죠. 그런데 직장 근무 연수와 경력이 쌓일수록 책임이 커지고 커지는 책임만큼 견제가 생기자 감내해야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그 상황에서도 정말 독하게 일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번아웃이 왔는데, 처음에는 그걸 무시했어요. ‘당연히 힘든 거 아니야? 누구는 안 힘들어?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하는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두 번째로 번아웃이 왔을 때는 증상이 심각했어요. 강박, 불면이 생기고 감각이 마비되는 증세가 나타나면서 대인관계도 힘들어지고 판단 능력까지 떨어졌어요. 거의 한 1년은 산송장처럼 사회에서 격리된 채로 지냈던 것 같아요. 격리를 택하니 감각은 조금씩 돌아오더군요. 그런데 그때부터 아픔이 시작되었어요. 비로소 아픔이 인지되고 자각된 거죠. 너무 힘들어서 그때 마음 공부인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Q. 들랑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그러한 비슷한 이유로 오시나요?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 명상을 하고 명상 공간을 운영하면서 상담해 보니까 우리 세대(1970년대생)나 요즘 세대나 마찬가지더라고요. 우리는 참고 견디는 걸 미덕으로 알고 살아왔기 때문에 다 괜찮아야 되는 거예요 그냥. 그러다 보니까 안으로 썩어 들어가는 거죠. 그럴 때 아프면 울어도 된다, 상처를 입었으면 치료해야 되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얘기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그게 바로 명상 안내자의 역할이고요. 그런 걸 찾아 이곳에 오시는 거예요.
Q. 저도 서울에서 직장 생활할 때, 많은 직장인들이 정신과를 다니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런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명상’이라는 건 생각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여전히 명상 안내자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예요. 게다가 사람들은 명상에 대해서 반신반의하거나 종교적 색으로 오해하는 부분도 있고요. 몇 년 전부터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마음챙김)라는 개념이 알려지면서 보다 많은 젊은 세대 친구들이 명상에 대한 부담이나 오해를 버리고 들랑을 자주 찾아오고 있어요.
Q. 들랑 공간이 굉장히 단아하고, 정갈하고, 들어오는 순간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공간을 꾸미고 관리하면서 가장 주안에 둔 점은 무엇인가요?
이 공간을 그냥 ‘집’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할머니 집, 친구 집, 엄마 집, 그냥 시골에 있는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빛나는 것, 반짝이고 화려한 것은 이 공간에 안 쓰게 되었어요. 조금은 촌스러운 게 들랑다운 느낌이 들어서 지금도 이 공간에 많은 것을 더하지 않으려고 해요.
Q. 궁극적으로 명상을 하는 이유, 명상을 통해 얻는 것은 뭔가요?
명상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고 얘기해요. 괴로움이 있음을 알고, 그 괴로움을 바라보는 것을 통해 결국은 편안함을 얻어 나가는 과정이 명상이예요. 누구에게나 괴로움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벗어나기 힘든 괴로움에 절망하고 아파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연민까지 우러나면서 자비심이 생겨나게 돼요. 그것을 통해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유기적 존재로서의 우리를 이해하게 됩니다. 설명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것을 이해하는 방법은 하나예요. 직접 명상을 해 보시는 겁니다.
Q. 명상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을 텐데요. 조금만 설명해 주세요.
게는 수행 명상과 생활 명상으로 나눌 수 있어요. 수행 명상은 호흡, 정좌, 행선을 기반으로 해서 그냥 있는 그대로 오롯이 나를 바라보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생활 명상은 주로 우리 오감에 관한 것들이죠. 내가 무엇을 보고 있고, 무엇을 듣고 있으며,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감각에서부터 어떤 감정이 비롯되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알아차림’을 우리는 필요로 해요. 그러려면 일단 감각이 활성화되어 있어야 하고요. 생활 명상은 오감에 관한 알아차림을 계속적으로 일깨우는 명상이예요. 예를 들어 ‘차 명상’도 향기, 소리, 맛을 느끼면서 오감에 대한 활성화를 돕는 생활 명상 방법 중 하나예요. 명상이란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뭘 느끼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도록 감각을 깨우는 과정입니다.
Q. 들랑 프로그램 중, 지난 여름에 청년 모임이 있는 걸 봤어요. 원래부터 청년 문제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어떻게 청년들 인생 이야기 모임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게 되셨는지요?
사실 저는 20대, 30대 초반의 청년 친구들은 저와 다른 세상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쩜 가장 관심이 적은 분야였죠. 그런데 올해, 유독 20대부터 30대 후반까지의 사람들이 들랑을 많이 찾아왔어요. 그러다 보니 저절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지금의 청년들은 제가 20대, 30대에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좌절감, 분노감, 박탈감, 좌절감을 느끼고 있더라고요. 그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게 들어서 그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어졌어요. 들랑 매거진을 만드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다 30대 초반이에요. 그래서 그 친구들이 청년 모임을 주도하게 했어요. 제가 주도하는 것보다 같은 또래들이 하는 게 재밌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나온 게 ‘내 마음의 여름방학_청년편’ 이었어요. 청년들이 모여서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저도 많이 울컥했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겨울엔 겨울방학 청년편도 이어서 할 예정입니다.
Q. 들랑 매거진도 있군요?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들랑 매거진은 ‘명린이(명상 어린이)’, 즉 명상을 처음 접한 청년들이 들랑에서 경험한 명상 프로그램에 대해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명상이 무엇이며 명상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소개하는 콘텐츠로 엮인 책자예요. 명상에 대해서 막연하게 느끼거나 명상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읽어도 명확히 와닿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 들랑 매거진을 만들게 됐어요. 지금까지 총 4호를 만들었고, 청년들을 위한 활동을 담은 특별호가 있습니다.
Q. 들랑을 찾아오는 분 중 제주 거주민과 관광객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반반이예요. 도민 반 관광객 반. 또 도민 중에도 토박이 반, 이주민 반이예요. 일년 살이, 반년 살이 중에 오시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 분들은 이미 서울이나 도시에서 어떤 한 흐름을 겪고 나서 제주에 왔기 때문에 조금 격한 감정이 잦아든 다음에 명상을 찾아오시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들랑에 오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왔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으신가요?
없어요. 어떤 생각을 가져와도 좋고 어떤 생각이 없이 와도 좋아요.
Q. ‘그냥 그 상태로 와라?’ 인가요?
그냥, 자유롭게 들르세요! 요즘 너무 재미있고 다행인 건 20대 초반 어린 친구들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게 그냥 명상이라는 것을 트렌디하게 느끼고, ‘나도 한 번 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온다는 거예요. 요즘 20대 친구들은 저희 때와은 좀 다르고, 참 똑똑하단 생각이 들어요. 명상을 일찍 시작하고 부담 없이 즐기는 요즘 20대처럼 모든 분들이 가볍게 부담 없이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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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과 들랑 meditation 살롱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들랑 메디테이션(meditation, 명상) 살롱’을 운영하는 들랑지기 이재윤입니다. 들랑은 제주 구도심에 위치한 명상하는 공간으로 21년 5월부터 운영해 오고 있어요. 보통 명상하는 공간이라고 하면 명상원, 명상 센터 등의 이름을 가지게 되는데, 저는 메디테이션 살롱이라고 지었어요. 명상에 대한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 명상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조금 있는 게 사실이예요. 이름이라도 조금 편하게 지어서 그 장벽을 낮추고자 했어요. 누구나 편안하게, ‘한번 해 볼까?’ 하는 부담 없는 마음으로 쉽게 발을 들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면서요. 그래서 들랑에서 진행하는 명상 프로그램도 조금 캐주얼하게, 쉽게 말하면 조금 만만해 보이게 만들었어요.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명상, 이거 좀 재미있을 거 같은데?”라고 느낄 수 있도록이요.
Q. ‘들랑’은 무슨 뜻인가요?
들랑은 ‘들어오다’와 ‘밝을 랑(朗)’의 합성어예요. 명상을 하러 올 때 사람들은 편안함, 위안을 원해요. 다소 어둡고 무거운 상태, 즉 명상이 필요한 상태에서 오시죠. 그래서 밝은 기운을 드리고 싶어요. 밝은 호흡, 밝은 생각, 밝은 빛이 스며드는 이곳으로 들어오시고 또 이곳을 나가실 땐 밝게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Q. 명상 공간은 왠지 제주의 바다, 들, 산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들랑은 예상을 깨고 제주 구도심의 빌딩 뒷골목에 있잖아요. 제주 도심에 자리잡은 이유가 있나요?
제가 직장 생활을 할 때 회사가 서울 강남 삼성동에 있었어요. 처음 명상을 접한 건 서울 삼성동에 있는 봉은사 에서였고요. 명상하는 곳은 도심에 있어야 해요. 급하면 누구라도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이요. 제가 그랬듯이요. 그래서 제주에 공간을 열 때, 도심에서 열고자 했고, 도심에 있지만 공간에 왔을 때는 명상을 하기 좋게 숨이 트이는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는 공간을 찾았어요. 발품을 많이 판 덕에 제가 바라던 조건에 꼭 맞는 이 공간을 찾을 수 있었어요.
Q. 봉은사에서 명상을 시작하셨다고 하셨는데, 언제 어떤 계기로 명상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직장 생활을 할 때 일 중독이었어요. 일 중심적인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일에 열성을 다했고, 일을 할 때 느끼는 성취감이 아주 높은 사람이었죠. 그런데 직장 근무 연수와 경력이 쌓일수록 책임이 커지고 커지는 책임만큼 견제가 생기자 감내해야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그 상황에서도 정말 독하게 일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번아웃이 왔는데, 처음에는 그걸 무시했어요. ‘당연히 힘든 거 아니야? 누구는 안 힘들어?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하는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두 번째로 번아웃이 왔을 때는 증상이 심각했어요. 강박, 불면이 생기고 감각이 마비되는 증세가 나타나면서 대인관계도 힘들어지고 판단 능력까지 떨어졌어요. 거의 한 1년은 산송장처럼 사회에서 격리된 채로 지냈던 것 같아요. 격리를 택하니 감각은 조금씩 돌아오더군요. 그런데 그때부터 아픔이 시작되었어요. 비로소 아픔이 인지되고 자각된 거죠. 너무 힘들어서 그때 마음 공부인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Q. 들랑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그러한 비슷한 이유로 오시나요?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 명상을 하고 명상 공간을 운영하면서 상담해 보니까 우리 세대(1970년대생)나 요즘 세대나 마찬가지더라고요. 우리는 참고 견디는 걸 미덕으로 알고 살아왔기 때문에 다 괜찮아야 되는 거예요 그냥. 그러다 보니까 안으로 썩어 들어가는 거죠. 그럴 때 아프면 울어도 된다, 상처를 입었으면 치료해야 되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얘기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그게 바로 명상 안내자의 역할이고요. 그런 걸 찾아 이곳에 오시는 거예요.
Q. 저도 서울에서 직장 생활할 때, 많은 직장인들이 정신과를 다니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런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명상’이라는 건 생각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여전히 명상 안내자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예요. 게다가 사람들은 명상에 대해서 반신반의하거나 종교적 색으로 오해하는 부분도 있고요. 몇 년 전부터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마음챙김)라는 개념이 알려지면서 보다 많은 젊은 세대 친구들이 명상에 대한 부담이나 오해를 버리고 들랑을 자주 찾아오고 있어요.
Q. 들랑 공간이 굉장히 단아하고, 정갈하고, 들어오는 순간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공간을 꾸미고 관리하면서 가장 주안에 둔 점은 무엇인가요?
이 공간을 그냥 ‘집’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할머니 집, 친구 집, 엄마 집, 그냥 시골에 있는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빛나는 것, 반짝이고 화려한 것은 이 공간에 안 쓰게 되었어요. 조금은 촌스러운 게 들랑다운 느낌이 들어서 지금도 이 공간에 많은 것을 더하지 않으려고 해요.
Q. 궁극적으로 명상을 하는 이유, 명상을 통해 얻는 것은 뭔가요?
명상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고 얘기해요. 괴로움이 있음을 알고, 그 괴로움을 바라보는 것을 통해 결국은 편안함을 얻어 나가는 과정이 명상이예요. 누구에게나 괴로움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벗어나기 힘든 괴로움에 절망하고 아파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연민까지 우러나면서 자비심이 생겨나게 돼요. 그것을 통해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유기적 존재로서의 우리를 이해하게 됩니다. 설명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것을 이해하는 방법은 하나예요. 직접 명상을 해 보시는 겁니다.
Q. 명상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을 텐데요. 조금만 설명해 주세요.
게는 수행 명상과 생활 명상으로 나눌 수 있어요. 수행 명상은 호흡, 정좌, 행선을 기반으로 해서 그냥 있는 그대로 오롯이 나를 바라보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생활 명상은 주로 우리 오감에 관한 것들이죠. 내가 무엇을 보고 있고, 무엇을 듣고 있으며,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감각에서부터 어떤 감정이 비롯되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알아차림’을 우리는 필요로 해요. 그러려면 일단 감각이 활성화되어 있어야 하고요. 생활 명상은 오감에 관한 알아차림을 계속적으로 일깨우는 명상이예요. 예를 들어 ‘차 명상’도 향기, 소리, 맛을 느끼면서 오감에 대한 활성화를 돕는 생활 명상 방법 중 하나예요. 명상이란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뭘 느끼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도록 감각을 깨우는 과정입니다.
Q. 들랑 프로그램 중, 지난 여름에 청년 모임이 있는 걸 봤어요. 원래부터 청년 문제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어떻게 청년들 인생 이야기 모임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게 되셨는지요?
사실 저는 20대, 30대 초반의 청년 친구들은 저와 다른 세상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쩜 가장 관심이 적은 분야였죠. 그런데 올해, 유독 20대부터 30대 후반까지의 사람들이 들랑을 많이 찾아왔어요. 그러다 보니 저절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지금의 청년들은 제가 20대, 30대에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좌절감, 분노감, 박탈감, 좌절감을 느끼고 있더라고요. 그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게 들어서 그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어졌어요. 들랑 매거진을 만드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다 30대 초반이에요. 그래서 그 친구들이 청년 모임을 주도하게 했어요. 제가 주도하는 것보다 같은 또래들이 하는 게 재밌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나온 게 ‘내 마음의 여름방학_청년편’ 이었어요. 청년들이 모여서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저도 많이 울컥했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겨울엔 겨울방학 청년편도 이어서 할 예정입니다.
Q. 들랑 매거진도 있군요?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들랑 매거진은 ‘명린이(명상 어린이)’, 즉 명상을 처음 접한 청년들이 들랑에서 경험한 명상 프로그램에 대해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명상이 무엇이며 명상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소개하는 콘텐츠로 엮인 책자예요. 명상에 대해서 막연하게 느끼거나 명상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읽어도 명확히 와닿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 들랑 매거진을 만들게 됐어요. 지금까지 총 4호를 만들었고, 청년들을 위한 활동을 담은 특별호가 있습니다.
Q. 들랑을 찾아오는 분 중 제주 거주민과 관광객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반반이예요. 도민 반 관광객 반. 또 도민 중에도 토박이 반, 이주민 반이예요. 일년 살이, 반년 살이 중에 오시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 분들은 이미 서울이나 도시에서 어떤 한 흐름을 겪고 나서 제주에 왔기 때문에 조금 격한 감정이 잦아든 다음에 명상을 찾아오시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들랑에 오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왔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으신가요?
없어요. 어떤 생각을 가져와도 좋고 어떤 생각이 없이 와도 좋아요.
Q. ‘그냥 그 상태로 와라?’ 인가요?
그냥, 자유롭게 들르세요! 요즘 너무 재미있고 다행인 건 20대 초반 어린 친구들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게 그냥 명상이라는 것을 트렌디하게 느끼고, ‘나도 한 번 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온다는 거예요. 요즘 20대 친구들은 저희 때와은 좀 다르고, 참 똑똑하단 생각이 들어요. 명상을 일찍 시작하고 부담 없이 즐기는 요즘 20대처럼 모든 분들이 가볍게 부담 없이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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