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사 & 에니어그램 전문가 이혜원 선생님

“왜 사람들이 행복해하지 않지?
거기에서 출발되었어요.“
미술치료사 & 에니어그램 전문가 이혜원 선생님

“제주에 온 지 3개월차인데, 한라산을 9번 갔다고 본인을 소개한 분이 있었다. 그 분이 바로 ENFP에 에니어그램 7번 낙천주의자 유형인 미술치료가 이혜원 선생님이다. 아무도 오지 않은 이른 아침 제주 바다에 가서 ‘이 바다가 다 내 것이야!’라고 환호하며 수영을 즐기고, 책방과 도서관에서 밥 먹는 것도 잊고 책에 몰두한다. 제주 동에서 서로, 북에서 남으로 부지런히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넘치는 에너지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꺼내게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말한다. ‘사람들이 행복하면 좋겠다.’고, ‘다들 더 건강해지면 좋겠다!’고.”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술치료사이자 에니어그램 전문가 이혜원입니다. 요즘 대세인 MBTI로 소개하자면 매일 새롭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기대하며 즐겁게 활동하는 ENFP이고,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으로 설명하자면 7번 유형, 낙천주의자예요. ‘삶 자체가 여행’이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지역에 살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삶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Q. 다양한 지역을 다니며 삶을 꾸려왔다고 하셨는데, 제주엔 어떻게 오셨나요?

행복, 즐거움, 새롭고 신나는 경험을 찾아 제주에 왔습니다. 제주에서도 재미난 곳을 찾아 다니며 일하고 탐구하고, 놀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요.


Q. 미술치료사이자 에니어그램 전문가로서 제주에서 어떤 재미난 일을 하고 계신가요?

‘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말로 서술하지 못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작업을 통해 무의식을 탐색하는 미술치료 활동을 하고 있어요. 다양한 방식 중 명상 예술인 ‘만다라’와 ‘젠탱글’을 통한 다양한 모임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명상예술을 하다 보면 본인과 주변인들의 관계에 대해 성찰하게 되는데요, 그때 유용한 방법이 되는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분석을 통한 상담 활동도 합니다.



Q. 만다라, 젠탱글, 에니어그램. 이런 것들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만다라는 ‘불교미술’ 정도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불교미술’로서의 만다라도 있고요, 칼 융이 주장한 개념으로 심리치료학의 기법이기도 해요. 만다라 그림을 통해 사람들의 무의식을 끌어내어 환기시키는 방식입니다. 보통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의식’이 10%이고, 90%는 우리가 인식 못하는 ‘무의식’이라고 해요. 내가 하는 말, 행동, 어떤 선택이 90%의 무의식을 통해 발현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무의식을 환기하지 않고 살아가니 ‘나도 모르게’ 어떤 기분이 들고, ‘나도 모르게’ 어떤 말을 하고 행동을 하게 됩니다. 만다라 작업은 형태를 그리거나 그려진 형태에 색을 칠하여 완성해 가면서 나의 무의식을 환기하는 작업이에요. 그것을 하다 보면 예전부터 억압되어 가지고 있던 기억이나 왜곡된 기억들을 끌어올리면서 나도 모르던 내 무의식 속의 나를 알게 되죠. 알게 되면 통제하거나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미술치료의 방식으로 만다라는 제가 적극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Q. 굉장히 흥미롭네요. 그런데 나를 파악하고, 나의 무의식을 환기하는 것… 힘든 일일 것 같아요.

그렇죠. 무의식을 환기하는 것은 내가 나를 제대로 알게 되는 것인데 처음엔 힘들 수 있어요. 하지만 자신을 괴롭히거나 혼란스럽게 하던 것들을 정확히 알고 스스로의 오해를 풀거나, 자신의 감정과 기분의 이유를 알아채게 되면 그 후에 보다 건강한 나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Q.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신다면요?

상담을 하면서 만다라를 통해 무의식을 환기하다 보면 피상담자들이 이런 말들을 많이 하세요. “저희 부모님이 무서운 줄만 알았는데 어릴 때 저를 굉장히 사랑해줬다는 게 이제 기억이 났어요. 그냥 그건 부모님의 성격이었어요. 나를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저는 미움을 받았다고 여태껏 생각하고, 저는 늘 혼만 났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식으로 깨닫는 경우가 많아요.


Q. 음, 그런데 돌이켜봤더니 진짜 부모님이 나를 혼내기만 했다면요?
생각해보니 난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혼났잖아?! 이럴 수도 있지 않나요?

그럴 수도 있죠. 중요한 건, 그건 그 부모가 부모로서 충분히 사랑을 못 준, 그 부모의 일인 것을 깨닫는 거예요. 내가 나쁜 아이라서 사랑을 못 받은 게 아니라, 부모가 그걸 잘 못한 사람이었다는 걸 인지하고 나와 부모를 분리하는 작업을 통해서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죠. 상처받은 나는 여태껏 내가 그럴 만해서, 그럴 만한 잘못을 해서라고 생각하고 있을 여지가 커요. 하지만 꺼내어 보면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되죠. 어른이 되어서 까지도 나를 괴롭혔던 과거의 기억들을 바로잡는 일, 그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입니다.


Q. 상담이나 명상이라고 하면 보통 ‘말’이나 ‘생각’으로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만다라는 ‘색을 칠하는 행위’를 통해서 나를 끄집어 내는 방식인 것 같네요.

맞아요. 만다라라는 형태에 색으로 표현하는 것이어서 본인의 감정과 밀접하게 연결이 된 상태로 솔직하게 표현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자기를 깨닫게 되어서 말로 상담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예요. 말은 뱉기 전에 머리속에서 여러 번 생각하게 되고 가공하게 되고, 표현력에 따라 한계를 가질 수 있지만 만다라는 그렇지 않아요.





Q. ‘젠탱글’은 정말 생소한데요. 젠탱글이 뭔가요?

젠탱글(Zentangle)은 ‘명상예술’인데요, 젠(zen)은 몰입의 상태,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말하고, 탱글(tangle)은 복잡한 선, 패턴을 말합니다. 구조화된 패턴을 그리면서 마음의 평온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예술 표현이라고 하면 전문적으로 교육받거나 예술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 외에는 힘든 분야라고 흔히 생각합니다. 하지만 젠탱글은 누구든 쉽게 익힐 수 있는 패턴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렇다고 고정되어 있지도 않아요. 누구든 그 방식만 알면 손쉽게 자신이 가진 창의성을 드러낼 수 있게 돼요. 젠탱글은 미국에서 개발된 것인데, 미국 젠탱글 본사의 CZT 세미나를 거쳐 라이선스를 획득한 사람이 한국엔 아직 7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제주에서는 거의 제가 유일하게 가르치고 있어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든 예술 창작을 통한 삶의 풍성한 유희를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방식이어서 제주에서 젠탱글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Q. 정말로 미술 경험 없는 사람도 쉽게 할 수 있는 거예요?

제가 수채화, 아크릴화 등 안 가르쳐본 미술이 없어요. 그런데 뭐든 너무 오래 걸려요. 미술 표현을 통해 만족감과 자신의 창의성을 확인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큰 거예요. 그런데 젠탱글은 짧은 시간에 누구든 만족감을 느끼고,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니까 가르치는 저도, 배우는 사람도 모두가 너무 재미있어요. 미술을 가르치는 동안, 시도하다가 잘 안되고 작품 완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니 스트레스 받는 모습을 많이 봐 왔거든요. 꼭 선생인 저의 터치를 받아야만 작품이 완성되는 것 같고… 그렇게 남의 손으로 완성하는 것엔 한계가 있죠. 그런데 젠탱글에는 실수가 없어요. “잘못 그렸어요.” 하는 순간, 거기서 창의성이 발현되는 게 젠탱글입니다. 이건 직접 해 봐야 알지, 말로만 설명해서는 다 설명이 되지 않는군요!



Q. 에니어그램은 뭔가요? MBTI와 관련이 있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의 성격유형을 9가지로 구분하여 분석하는 이론입니다. 성격이 바로 ’나’는 아니예요. 성격은 제가 가진 것이죠. 성격은 내가 선택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것이예요. 그러므로 성격의 출발이 무엇인지 아는 게 필요하죠. 성격은 결국 내가 가진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선택하여 가진 것이거든요. 누구나 살면서 늘 걸려 넘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느낄 거예요. 나의 ‘약점’ 혹은 ‘함정’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깨닫게 하는 도구가 에니어그램입니다. 자기관찰을 통해 자기변형을 하게 되는 것, 즉 함정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극복하는 힘을 길러 보다 삶을 건강하게 잘 살아가는 것, 갈등을 줄이고 살아가는 것. 그게 에니어그램의 목표점이예요. 쉽게 말하면 누군가가 “너 MBTI 무슨 유형이지? 에니어그램 몇 번 유형이지?”라고 단언하기가 어렵게 다양한 성격을 골라 쓸 수 있게 되는 것이요. 고정되어 있지 않고 필요한 때에 맞게 변형이 된다면 살아가기가 훨씬 수월하겠죠. MBTI도 그렇고 에니어그램도 그렇고, 그저 “나는 무슨 유형이야!” 라고 아는 것만이 다가 아니란 점을 아셨으면 좋겠어요. MBTI로 나의 네 글자가 나왔는데, 때론 이런 것 같지만 어떨 땐 또 저런 것 같죠. MBTI로도 해결 또는 이해되지 않는 나의 성격을 분석해 보는 도구로 에니어그램을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만다라, 젠탱글, 에니어그램… 어떻게 이런 것들을 하게 되셨죠? 동력이 된 키워드가 있을까요?

제가 시도하고, 공부하고, 사람들과 만나서 하는 이 모든 것들은 ‘사람에 관한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되었어요. 저는 ENFP고 에니어그램 7번 낙천주의자라고 했잖아요. 전 어릴 때부터 늘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과 만나서 놀 때에도 혼자 있을 때도요. 그런데 주위 사람들을 보니 다들 그렇게 행복하지가 않더라고요. ‘사람들이 안 행복하다네. 왜 나처럼 행복하지 않지?’ 하는 의문이 생겼어요. 우울하거나 슬픈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런 주변인들을 보면서 왜 사람들마다 에너지가 다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심리학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죠. 거기에 만다라, 젠탱글, 에니어그램이라는 도구를 더하게 된 것이고요.


Q. 어떤 분들에게 만다라, 젠탱글, 에니어그램을 추천하고 싶으세요?

삶이 즐겁지 않은 사람,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는 사람, 타인(가족, 애인, 친구, 동료 등)과 지속적인 갈등이 있는 사람, 우울한 사람, 자꾸 화가 나는 사람,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 내 안의 예술성을 끌어올리고 싶은 사람, 심심한 사람.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Q. 미술치료, 미술상담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드려요.

미술상담이든 치료든 꼭 제대로 공부한 전문가와 함께 경험해 보길 바랍니다. 힘든 이야기, 나의무의식 등을 꺼냈을 때 그것을 함께 들어주고 건강한 방식으로 이끌어주는 사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어설프게 아는 상담자나 치료자를 만나면 그 뒤가 더 힘들어질 수 있어요. 



[참고] 미술치료가, 에니어그램 전문가 이혜원 선생님 Profile

  • 한국미술치료학회 임상미술심리 상담사
  • 평택대 대학원 미술치료학과 석사졸업
  • 마음보기 미술심리상담센터(한국미술치료학회 인증기관)
  • TA교류분석 부모교육 전문강사 -에니어그램 전문강사
  • 청소년 인성 리더 전문강사
  • 시소와 그네 영유아 통합지원센터 부모교육전문가
  • 른나무 심리센터 미술치료 전문가
  • 공인 젠탱글 교사 CZ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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