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좋겠어요.”
그림책 <나는> 이한비 글 작가 & 고정순 그림 작가
“제주의 그림책 전문 서점에서 <나는>이라는 그림책을 봤다. 그 책을 집어 들자 책방지기가 다가와 제주의 초등학생이 글을 쓰고, 고정순 그림작가가 그림을 그렸다고 소개해 주었다. 그림책 <나는>의 글을 쓴 작가는 현재(2022년) 초등학교 6학년생인 이한비 어린이. 이 글을 쓴 건 무려 초등학교 4학년 때라고 한다. 표지에 강아지 그림이 있어서 귀여운 책일까 하고 열어봤는데, 초등학생이 쓸 법하다고 지레짐작한 귀엽고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마침 육지에서 고정순 그림작가가 제주로 와, 두 작가가 함께 북토크를 한다기에 그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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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한비(이하 ‘이’): 제주도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한비입니다. <나는>은 저의 첫 책이예요.
고정순(이하 ‘고’): 저는 그림책을 만드는 고정순이라고 합니다. 그림책 외에도 소설, 에세이도 쓰고 있어요. 주로 소외된 사람, 경계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글을 쓰곤 해요. 한비 작가와 함께 작업한 <나는>에서는 그림을 그렸고요.
Q. 그림책 <나는> 소개해 주세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더군요. 어떻게 이런 글을 쓰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나는>은 실험으로 인해서 고통받고 있는 실험견 비글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람들을 위해 실험에 쓰이고 있는 비글들의 삶에 대해 썼어요. 자주 보던 TV 프로그램에서 실험견에 대해 다루는 것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그 장면들이 너무 슬프고 인상 깊어서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어요. 그 이후에 동물권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그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마음이 강해진 것 같아요.
Q. 그림책 <나는>을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이: 사실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이 비글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른 실험 동물들도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요. 이 책을 읽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가,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좋겠어요.
Q. 이한비 작가님이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데, 이 글을 쓴 건 11살 즉 초등학교 4학년때라고 들었어요. 원래부터 글쓰는 것을 즐겼나요?
이: 초등학생이 된 후부터 꾸준히 글을 썼어요. 제가 쓴 글을 가족들과 친구들이 재미있게 읽는 것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더 글을 재밌게 썼고, 글 쓰는 것 자체도 즐거웠어요. 처음엔 주변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글들을 주로 썼고, 점점 동물이나 환경문제 등에 관심이 생겨나면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글을 쓰게 되었어요.
Q. 보통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글쓰는 것 어렵지 않나요?
이: 처음에는 가족들, 혹은 친한 친구들만 제 글을 읽으니까 저는 부담 없이 그냥 쓰고 싶은 대로 마음껏 써왔어요. 그래서 어렵지 않았죠. 그런데 책을 내고 나니까 부담이 좀 생겼어요. 주위에서 기대도 많이 하시고 주변 사람들이 아닌 더 많은 독자분들이 제 글을 어떻게 봐 주실까 하는 생각에요.
Q. 고정순 작가님은 작업을 많이 해 오셨지만, 어린이 작가와는 첫 작업이신데요. 어떠셨나요?
고: 저는 킨더랜드의 반달 출판사에서 동물권에 관한 그림책을 내고 있었어요. 다른 동료 작가들과 함께 작업을 해 왔지만, 한비 작가처럼 어린 작가와 함께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어요. 일단 나이 차이가 있는 어린 작가와 소통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고요, 그 소통이라는 건 어린 작가의 마음과 내 그림이 잘 어울러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죠. 그런 면에서 긴장했던 것 같아요. <나는> 그림 작업을 할 때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나오게 의도하고 작업을 했어요
Q. 작가님은 전작 그림책들도 동물권에 대해 다루셨잖아요. 이한비 작가와 그 소재를 다룰 때 좀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으셨나요?
고: 사실 동물 실험이 민감한 소재거든요. 자칫 ‘실험을 하자, 혹은 하지 말자’ 식의 이분법으로 가기 쉬우니까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는 문제거든요. 동물 실험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우리가 그걸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 소재를 다루는 건 늘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이걸 어린아이의 시각으로 봤을 때, “이게 문제야!”라기 보다는 “우리 이거 생각 한 번 해보면 어때요?”라는 제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한비 작가의 글을 보고 신선했고요. 이런 이야기는 제가 하지 못했는데 ‘한비 작가가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작업을 꼭 같이 하고싶었죠.
Q.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하셨는데, 작업이 끝난 후는 어떠세요?
고: 예술이 사회적인 문제를 다룰 때,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지,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이 돼요. 특히 그림책 같은 경우는 독자 연령층이 매우 다양하잖아요. 이런 소재를 다룰 때 어린 독자들에게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을 다양한 방향으로 해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어린 독자들이 소재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진입할 수 있게 할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멋이나 예술성에 집중하는 분야도 있겠지만, 사회적 이슈를 다룰 때는 보다 대중성 있게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한비 작가와 작업을 하면서 제가 배우고 느낀 점은 그거였어요.
Q. 이한비 작가님, <나는> 외 다른 작품도 향후에 만나볼 수 있을까요?
이: 네, 저는 작가가 될 거예요. 원래는 수의사 같은 강아지들을 직접 돌보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렇게 책을 내고 작가로서 인터뷰도 하다 보니 작가, 그 중 웹툰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겼어요.
고: 제 딸이라면 말리고 싶어요. 하하. 일단 외로운 직업이기도 하고요,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해 매일 똑같이 사는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작가는. 그렇지만 멋진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환영하고 응원합니다!
“제주의 그림책 전문 서점에서 <나는>이라는 그림책을 봤다. 그 책을 집어 들자 책방지기가 다가와 제주의 초등학생이 글을 쓰고, 고정순 그림작가가 그림을 그렸다고 소개해 주었다. 그림책 <나는>의 글을 쓴 작가는 현재(2022년) 초등학교 6학년생인 이한비 어린이. 이 글을 쓴 건 무려 초등학교 4학년 때라고 한다. 표지에 강아지 그림이 있어서 귀여운 책일까 하고 열어봤는데, 초등학생이 쓸 법하다고 지레짐작한 귀엽고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마침 육지에서 고정순 그림작가가 제주로 와, 두 작가가 함께 북토크를 한다기에 그들을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한비(이하 ‘이’): 제주도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한비입니다. <나는>은 저의 첫 책이예요.
고정순(이하 ‘고’): 저는 그림책을 만드는 고정순이라고 합니다. 그림책 외에도 소설, 에세이도 쓰고 있어요. 주로 소외된 사람, 경계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글을 쓰곤 해요. 한비 작가와 함께 작업한 <나는>에서는 그림을 그렸고요.
Q. 그림책 <나는> 소개해 주세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더군요. 어떻게 이런 글을 쓰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나는>은 실험으로 인해서 고통받고 있는 실험견 비글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람들을 위해 실험에 쓰이고 있는 비글들의 삶에 대해 썼어요. 자주 보던 TV 프로그램에서 실험견에 대해 다루는 것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그 장면들이 너무 슬프고 인상 깊어서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어요. 그 이후에 동물권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그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마음이 강해진 것 같아요.
Q. 그림책 <나는>을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이: 사실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이 비글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른 실험 동물들도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요. 이 책을 읽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가,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좋겠어요.
Q. 이한비 작가님이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데, 이 글을 쓴 건 11살 즉 초등학교 4학년때라고 들었어요. 원래부터 글쓰는 것을 즐겼나요?
이: 초등학생이 된 후부터 꾸준히 글을 썼어요. 제가 쓴 글을 가족들과 친구들이 재미있게 읽는 것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더 글을 재밌게 썼고, 글 쓰는 것 자체도 즐거웠어요. 처음엔 주변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글들을 주로 썼고, 점점 동물이나 환경문제 등에 관심이 생겨나면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글을 쓰게 되었어요.
Q. 보통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글쓰는 것 어렵지 않나요?
이: 처음에는 가족들, 혹은 친한 친구들만 제 글을 읽으니까 저는 부담 없이 그냥 쓰고 싶은 대로 마음껏 써왔어요. 그래서 어렵지 않았죠. 그런데 책을 내고 나니까 부담이 좀 생겼어요. 주위에서 기대도 많이 하시고 주변 사람들이 아닌 더 많은 독자분들이 제 글을 어떻게 봐 주실까 하는 생각에요.
Q. 고정순 작가님은 작업을 많이 해 오셨지만, 어린이 작가와는 첫 작업이신데요. 어떠셨나요?
고: 저는 킨더랜드의 반달 출판사에서 동물권에 관한 그림책을 내고 있었어요. 다른 동료 작가들과 함께 작업을 해 왔지만, 한비 작가처럼 어린 작가와 함께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어요. 일단 나이 차이가 있는 어린 작가와 소통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고요, 그 소통이라는 건 어린 작가의 마음과 내 그림이 잘 어울러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죠. 그런 면에서 긴장했던 것 같아요. <나는> 그림 작업을 할 때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나오게 의도하고 작업을 했어요
Q. 작가님은 전작 그림책들도 동물권에 대해 다루셨잖아요. 이한비 작가와 그 소재를 다룰 때 좀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으셨나요?
고: 사실 동물 실험이 민감한 소재거든요. 자칫 ‘실험을 하자, 혹은 하지 말자’ 식의 이분법으로 가기 쉬우니까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는 문제거든요. 동물 실험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우리가 그걸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 소재를 다루는 건 늘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이걸 어린아이의 시각으로 봤을 때, “이게 문제야!”라기 보다는 “우리 이거 생각 한 번 해보면 어때요?”라는 제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한비 작가의 글을 보고 신선했고요. 이런 이야기는 제가 하지 못했는데 ‘한비 작가가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작업을 꼭 같이 하고싶었죠.
Q.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하셨는데, 작업이 끝난 후는 어떠세요?
고: 예술이 사회적인 문제를 다룰 때,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지,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이 돼요. 특히 그림책 같은 경우는 독자 연령층이 매우 다양하잖아요. 이런 소재를 다룰 때 어린 독자들에게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을 다양한 방향으로 해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어린 독자들이 소재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진입할 수 있게 할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멋이나 예술성에 집중하는 분야도 있겠지만, 사회적 이슈를 다룰 때는 보다 대중성 있게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한비 작가와 작업을 하면서 제가 배우고 느낀 점은 그거였어요.
Q. 이한비 작가님, <나는> 외 다른 작품도 향후에 만나볼 수 있을까요?
이: 네, 저는 작가가 될 거예요. 원래는 수의사 같은 강아지들을 직접 돌보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렇게 책을 내고 작가로서 인터뷰도 하다 보니 작가, 그 중 웹툰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겼어요.
고: 제 딸이라면 말리고 싶어요. 하하. 일단 외로운 직업이기도 하고요,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해 매일 똑같이 사는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작가는. 그렇지만 멋진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환영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