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즐이라고 다 같은 과즐이 아니에요. 직접 먹어 보면 절로 아실 겁니다.”
하효살롱협동조합, 김미형 이사장
“레트로 열풍과 함께 ‘할매니즘’이라는 K디저트의 인기가 뜨겁다. 제주 감귤 재배지인 서귀포 하효동에서 부녀회원들이 모여 할매니즘 K디저트를 정성껏 만드는 곳이 있다. 바로 ‘하효살롱협동조합’. 하효맘 과즐(제주전통한과)의 월평균 50만 개 판매 기록은 분명 정성이 이루어 낸 기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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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효살롱협동조합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하효살롱협동조합(이하 ‘하효살롱’) 이사장 김미형입니다. 하효살롱은 우리 마을의 부녀회원들이 만들었어요. 2016년부터 2년간 준비해서 2018년에 조합이 만들어졌고 2019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하효동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HACCP(해썹,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받은 시설에서 자체 브랜드 ‘하효맘’의 과즐 제품을 안전하게 만들고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히 판매하고 있어요.”
하효살롱 김미형 이사장님
Q. 하효살롱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남편이 귤 농사를 지었어요. 저는 옆에서 보며 귤로 늘 뭔가를 하고 싶었어요. 귤을 수확하면 과실 선별 작업을 하는데, 맛 좋고 모양 좋아 상품이 되는 감귤 외에 비상품 감귤(규격 외 감귤)들이 생겨요. 하효살롱이 시작되던 당시에는 비상품 감귤은 모두 농장에서 폐기 처분해야 했어요. 그게 아까워 농가에서 가족, 이웃과 나눠 먹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었죠. 이렇게 버려지는 비상품 감귤로 무엇을 해볼까 지속해서 고민했어요. 원물을 가공해서 농가의 소득을 올릴 방법도 함께 찾고 싶었어요.”
Q. 비상품 감귤에 대한 고민이 하효살롱의 시작이었군요.
“맞아요. 식품 가공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기에 처음에는 감귤즙을 짜서 팔았어요. 원물을 즙으로 짜내는 단순 가공으로도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값을 받았죠. 그 경험을 통해 알았어요. 가공하는 것이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겠다는 것을요. 안 해 본 게 없어요, 귤즙에서 귤차, 귤 햄버거 등 귤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것을 다 해 봤어요. 저희 아이들은 그때 너무 먹고 질려서 현재는 귤 가공품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할 정도예요.”
Q. 감귤 가공에 대해 다양한 시도를 스스로 해 보셨네요. 그러다가 마을 부녀회원들과 함께 일을 키우게 된 거예요?
“마침 지원사업이 있었고, 부녀회원들을 설득해서 ‘우리가 한 번 해보자’ 하고 힘을 모았어요. 당시에 많은 갈등이 있었어요. 저는 일단 힘을 모으려면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리더가 좀 버텨줘야 팀원들이 따라와 줄 것으로 판단했어요. 그래서 일단은 ‘나만 믿고 따라와라!’ 하며 제가 나섰지요. 지역 농민들에게서 비상품 감귤을 가져와서 우리가 과자를 만들어 보자고 설득했어요.”
Q. 그 과자가 지금의 하효살롱 대표상품 제주전통한과 ‘과즐’이군요?
“네. 그런데 처음엔 반대가 엄청났어요. 옆 동네에 이미 나온 과즐 상품이 있었는데 동네 간 싸움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컸죠. 하지만 저는 첫 번째 상품으로 과즐로 선택한 이유가 있었어요. 먼저, 대기업이 할 수 없는 것이어야 했어요. 둘째, 우리는 상품을 만들어도 홍보하는 능력이 부족하니 이미 사람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제품을 만들자. 셋째, OEM을 주지 말고 우리 부녀회원들의 역량에 맞는 가내 수공업 제품을 해 보자. 이 세 가지였죠. 이 세 가지 이유에 맞는 게 ‘과즐’이었습니다.”
*과즐: ‘과줄(꿀과 기름을 섞은 밀가루 반죽을 판에 박아서 모양을 낸 후 기름에 지진 전통 과자)’의 옛말
Q. 하효살롱의 브랜드 ‘하효맘’의 과즐 소개 부탁드려요.
“하효맘의 대표상품인 하효맘 과즐에는 ‘감귤과즐’, ‘제주보리과즐’, ‘감귤칩과즐’ 세 종류가 있어요. ‘감귤과즐’은 우리 밀에 감귤즙으로 반죽하고 구워서 쌀 튀밥을 붙여 만든 것이고요, ‘제주보리과즐’은 쌀 튀밥 대신 제주 보리 튀밥으로 만들었어요. 보리는 식이섬유가 많고 당뇨 환자들에게도 좋아요. 그런데 보리를 뻥튀기면 입에 달라붙어서 먹기가 좋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입에 달라붙지 않게 고소한 맛을 살리는 공정을 찾아서 차별화했어요. 이에 달라붙지 않는 과즐, 그것이 하효맘 과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 ‘감귤칩과즐’은 가장 인기 상품인데 감귤과즐에 감귤 칩이 올라가서 보기에 더 예쁘고 제주의 감성이 확 느껴집니다.”
Q. 부녀회원들이 과즐을 탄생시킨 과정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거의 6개월간 밤낮으로 연구했어요.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죠. 밤낮으로 25명의 회원이 모여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했어요. 직장 다니는 사람은 밤에, 그리고 밭일 가는 사람, 안 가는 사람 나눠서 번갈아 가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어요. 수입 밀가루 대신 우리 밀로 만드는 것을 고집했는데 그것이 참 쉽지 않았어요.”
Q. 수입 밀 대신 우리 밀로 만들면 재료 단가가 높아지는 것 외에 또 다른 어려움이 있나요?
“수입 밀은 이미 떡 만드는 용도, 빵 만드는 용도, 과자 만드는 용도, 면 만드는 용도 등에 맞게 다양한 밀가루로 나오죠. 그러니 맞는 것을 고르기만 하면 수입 밀을 이용해서 만들기는 굉장히 쉬워요. 그런데 우리 밀은 그렇지가 않아요. 대부분 중력분 한 가지로만 나오거든요. 게다가 저희는 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하였기 때문에 과자용으로 우리 밀을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했어요. 그러다가 우리 밀 100%에 감귤을 사용해서 더 바삭한 과자를 만드는 비법을 찾았어요.”
Q. ‘과즐’ 하면 제주의 대표 간식이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사는 기념 선물이기도 한데요. 현재는 10개도 넘는 과즐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있지요. 당시 과즐 제품을 만들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자식의 밥상을 차려 줄 때 건강한 먹거리로 차려주듯이, 간식 상을 차릴 때도 건강한 간식으로 차려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수입 밀 대신 우리 밀을 쓰기로 했던 것이고요. 우리 농산물이 우리에게 맞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우리 밀로 만든 밀가루가 수입 밀가루보다 비싸거든요. 하지만 자식한테 먹인다는 생각으로 우리 밀을 고집했습니다. 또한 하효맘 과즐에는 설탕 대신 원당과 조청을 써요. 과즐이 다 같은 과즐이 아니에요. 과즐의 종류마다 들어간 원재료가 다르고, 타 브랜드 과즐과 하효맘 과즐은 또 다릅니다. 저가의 원료를 사용하면 소비자는 단번에 알지요. 과즐도 한과의 한 종류인데요, 보통 한과를 생각하면 딱딱하고 이에 달라붙는 불편한 식감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저희는 제품을 만들며 이 불편함도 없애 부드럽고, 바삭하게 만들었어요.”
Q. 하효맘 과즐의 특징이 드러나네요. 저가의 원료 대신 우리 밀과 제주 감귤로 만든 과즐, 그리고 식감이 좋은 과즐. 이런 과즐을 소비자들이 절로 알아주시나요?
“매달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월평균 50만 개 팔립니다. 판매량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알 수도 있지만 얼마 전 한 박람회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확인할 기회가 있었어요. 한 손님이 하효맘 과즐을 사러 오셨는데 이전에도 드셔봤대요. 또 사러 온 거라고 하시며 제게 인사를 하셨죠.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저는 알 수가 있어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뭘요?”라고 되물었지요. 그분이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이게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라는 걸 알아요. 제 몸에 절로 끌렸기 때문에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다시 사러 왔습니다.”라고요. 제가 바쁜 와중에도 하효맘 과즐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드렸어요. 그랬더니 그런 정성이 담긴 제품을 소비자들도 마음과 몸의 끌림으로 아는 것 같다는 답을 돌려주셨죠.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Q. 소비자들이 절로 알 수 있는 ‘정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가가 아닌 좋은 재료를 고르고 쓰는 정성, 그리고 기계 대신 저희 손으로 하나하나 만드는 정성 아닐까요? 하효맘 과즐은 기계 대신 저희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만듭니다. 뜯는 순간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고, 먹으면 입안에서 또 느끼실 거예요. 우리 밀의 고소함과 조청, 원당의 달콤함, 감귤의 상큼함이 조화된 맛을요. 과즐 종류마다 다른 청을 써요, 보리, 쌀, 과일칩이랑 맞는 것을 정성 있게 테스트하고 개발해서 쓰고 있지요.”
Q. 그래도 반죽은 반죽 기계로 하시죠?
“아뇨. 저희는 반죽도 직접 손으로 합니다. 손반죽하는 유일한 과자 제조업체가 아닐지 싶어요. 기계로 하면 굉장히 쉽고, 많은 양을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처음의 콘셉트 그대로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 들여서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고 있어요. 돈을 많이 벌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꾸준히 하면 지속할 만큼은 충분히 벌 수 있고, 고객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일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정성껏 오래 하려고 합니다.”
Q. 나중에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이사장님은 뭐 하실 거예요?
“저는 10년 후에 전국 일주를 무일푼으로 할 거예요. 무일푼으로 하려면 누군가 제 여행을 지원해 줘야겠지요? 저는 우리 고객들이 제게 먹거리를, 숙박을 제공해 주고, 교통도 제공해 줄 거로 생각해요. 누가 그래 주겠노라 서약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고객을 전국에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이니 이 일을 허투루 할 수 없지요. 100명의 손님보다 한 명의 손님이 100번 오게 만들고 싶어요.”
Q. 그 바람대로 단골이 많이 생겼나요?
“저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봐주는 손님들이 많이 생겼지요. 저희는 감귤 농사도 지으니까 인터넷으로 감귤을 10톤을 팔았어요. 얼굴도 보지 않고 10톤을 팔지요. 그런데 컴플레인(항의 또는 불만)이 그렇게 많아요. 아주 조그만 귤의 상처도 다 컴플레인하는 이유가 돼요. 고백하건대 하효맘 과즐에도 단점이 하나 있어요. 저희는 조청이나 사탕수수 100%인 원당을 사용하기 때문에 청이 조금 흘러요. 저가인 하얀 설탕을 쓰면 빨리 굳어서 흐르지 않아요. 그럼, 애초에 없을 문제죠. 그런데 손님들은 이렇게 좋은 재료를 써서 만드는데 청이 좀 흘러도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문제 삼지 않고 사랑해 주시죠. 우리 마음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컴플레인이 거의 없습니다.”
Q. 과즐 외 신상품이 내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네, 현재 상품 개발은 거의 다 되었는데 실제 판매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려서 내년 초쯤에 고객들에게 소개될 것 같아요. 이번엔 감귤 대신 천혜향을 이용한 ‘약과’ 신제품이 나옵니다. 또 ‘제주과일강정’도 함께 출시될 예정이에요.”
Q. 요즘 인기 레트로 간식인 약과가 나오는군요? 하효맘이 만드는 약과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일반 약과는 엄청 많죠. 저희는 이번에 천혜향을 사용했어요. 감귤은 튀기면 향이 거의 안 나요. 그리고 비상품 감귤 외에 비상품 만감류(감귤나무 품종과 오렌지 품종을 교배해 새로 만든 재배 감귤류)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역 농가에서 고민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이번에 감귤 대신, 감귤의 달콤함에 새콤한 맛이 더해진 천혜향을 사용했어요. 약과의 달콤함에 천혜향의 새콤한 맛과 향이 조화로운 것이 특징입니다.”
Q. 제주과일강정의 특징은요?
“제주과일강정은 무엇보다 다양한 과일의 알록달록함으로 예쁩니다. 예뻐서 만들고 싶고 먹고 싶은 제품이지요. 제주과일강정은 하효맘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활동으로도 준비할 건데 인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해요.”
Q. 제주관광공사의 ‘2023 겨울,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 10선’에 하효살롱 체험이 꼽혔던데요! 하효맘의 오프라인 매장(서귀포 하효동 소재)에 오면, 여기서만 즐길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이 있나요?
“감귤 과즐, 감귤 타르트, 감귤 칩 만들기, 오메기떡 만들기, 그리고 신제품인 제주과일강정 만들기 체험을 하실 수 있어요. 겨울 귤 수확 철에 오시면 매장 옆에 있는 귤밭에서 직접 귤을 따고 직접 수확한 귤로 이런 제품들을 만들어 가져갈 수 있어요. 내 손으로 직접 지역 특산품을 만들어 가는 경험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체험활동을 하면 여행자들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지역 주민들은 부가 소득을 얻을 수 있어요. 고객들이, 이런 체험활동이 방문한 지역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걸 알고 즐거움에 보람도 함께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Q. 한쪽 벽에 사훈과 미션 등을 붙여두셨네요. 하효살롱은 어떤 기업인가요?
“하효살롱의 사훈은 ‘안전하게 일하자’예요.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는 것과 동시에 이곳에서 함께 일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것을 풀길 바라요. 그래서 건강하게 가정으로 돌아가고, 그게 다시 사회로 돌아 나오길 바랍니다. 5, 60대 여성들이 우울증이 많대요. 나이 들수록 즐거움이 사라지는데 삶의 활력을 이곳에서 일하면서 얻고 그 활력이 가정과 사회로 순환되게 만들고 있어요. 저희 직원 중에는 이주여성을 포함하여 취약계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취약계층, 이주여성들에게 직업 훈련을 하고 근로기준법에 대한 교육도 합니다. 일하면서 권리를 찾고, 이주여성들끼리 어울릴 기회도 가지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섞여 이야기하면서 향수병도 달래고 행복하게 정착하길 바라요. 이곳은 시골이라 이주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행복이 우리 지역 사회의 행복과 직결되어 있어요.”
Q. 비상품 감귤을 통해 농가 소득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시작하여 지금은 중장년 여성의 행복한 삶과 이주여성들의 행복한 정착도 지원하고 계시네요.
“네, 저희 직원들의 행복한 삶이 바로 저희가 사회에 기여하는 하나의 방법이죠. 그래서 고객들도 저희 제품을 구매하거나, 매장을 방문하셔서 간접적인 사회 기여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취약계층 고용 외에도 도시락 봉사나 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했기에 지역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어요. 처음엔 부녀자들이 뭐 한다고 하니 색안경 끼고 보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우리만 잘 살자고 하는 게 아니라 지역을 위해서 사업을 하고 이익을 나누니 이제 많은 주민이 저희와 한마음입니다.”
Q. 2018년부터 지금까지 매출과 직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나요?
“매출 1억에서 출발해 22년 18억 매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직원 수도 꾸준히 늘고 있고요. 이 동네에 관공서 말고 제대로 된 직장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저희는 직원을 채용한 이래로 단 한 번도 직원 수가 줄어든 적이 없어요. 내년엔 직원 20명을 목표로 달릴 예정입니다.”
Q.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 힘든 시절도 있었을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어요?
“첫 2년 동안 부녀 회원들은 급여를 받지 않고 일했어요. 저희의 인건비를 차곡차곡 모아서 필요한 장비도 사고 3년 차부터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어요. 그 2년에 저희는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렸다고 해요. 그만큼 힘들었지만, 열심히 했어요. 하자마자 매출이 생기지 않는 게 당연한데 그걸 기다리지 못하는 마음들, 주위의 질타나 불신… 그런 것들이 참 힘들었네요. 처음엔 저희도 뭘 잘 몰랐으니까 그런 소리에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 그런데 지금은 부녀자들이 도리어 큰소리칠 수 있게 되었지요. 다양한 교육을 통해서 역량을 키우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러면서 매출이 저절로 조금씩 오르기 시작해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난감했어요. 매장에 손님 발길이 뚝 끊겼으니까요. 그때 자료를 찾아보니 다른 마트나 상점도 유입자 수가 확 줄었는데, 유기농 매장은 매출이 도리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했죠. 그래서 그때 한살림, 두레생협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면서 매출을 일으켰어요. 그 이후로 직원도 지속해서 늘고 있고요.”
Q. 힘들 때 잘 대응하면 그다음엔 성장이 있는 것 같아요. 하효살롱의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무엇인가요?
“직원이 최소 20명 되도록 노력할 것이고요, 이 지역에 저희(하효살롱)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저희의 홍보대사는 바로 이 지역 주민들이에요. 주민 100%가 우리를 지지하고 홍보해 주고, 우리가 있음으로써 이 마을은 정말 행복한 마을이구나 하는 행복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노력할 것입니다.”
Q. 앞으로 하효살롱 하효맘의 제품이나 체험을 접하게 될 예비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하효맘 제품에 우리 정성이 가득 들었어요. 먹는 분의 입을 즐겁게 하고 몸을 건강하게 하는 제품을 정성으로 만들고 있으니 한 번 드셔보세요. 한 번 접해보시면 이제 다른 건 못 드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한 번 드셔보면 아실 텐데 이걸 말로 설명하기가 참 쉽지 않네요. 그리고, 저희 제품을 구매하셔서 간접적으로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데 동참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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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열풍과 함께 ‘할매니즘’이라는 K디저트의 인기가 뜨겁다. 제주 감귤 재배지인 서귀포 하효동에서 부녀회원들이 모여 할매니즘 K디저트를 정성껏 만드는 곳이 있다. 바로 ‘하효살롱협동조합’. 하효맘 과즐(제주전통한과)의 월평균 50만 개 판매 기록은 분명 정성이 이루어 낸 기록일 것이다.”
Q. 하효살롱협동조합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하효살롱협동조합(이하 ‘하효살롱’) 이사장 김미형입니다. 하효살롱은 우리 마을의 부녀회원들이 만들었어요. 2016년부터 2년간 준비해서 2018년에 조합이 만들어졌고 2019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하효동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HACCP(해썹,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받은 시설에서 자체 브랜드 ‘하효맘’의 과즐 제품을 안전하게 만들고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히 판매하고 있어요.”
하효살롱 김미형 이사장님
Q. 하효살롱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남편이 귤 농사를 지었어요. 저는 옆에서 보며 귤로 늘 뭔가를 하고 싶었어요. 귤을 수확하면 과실 선별 작업을 하는데, 맛 좋고 모양 좋아 상품이 되는 감귤 외에 비상품 감귤(규격 외 감귤)들이 생겨요. 하효살롱이 시작되던 당시에는 비상품 감귤은 모두 농장에서 폐기 처분해야 했어요. 그게 아까워 농가에서 가족, 이웃과 나눠 먹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었죠. 이렇게 버려지는 비상품 감귤로 무엇을 해볼까 지속해서 고민했어요. 원물을 가공해서 농가의 소득을 올릴 방법도 함께 찾고 싶었어요.”
Q. 비상품 감귤에 대한 고민이 하효살롱의 시작이었군요.
“맞아요. 식품 가공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기에 처음에는 감귤즙을 짜서 팔았어요. 원물을 즙으로 짜내는 단순 가공으로도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값을 받았죠. 그 경험을 통해 알았어요. 가공하는 것이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겠다는 것을요. 안 해 본 게 없어요, 귤즙에서 귤차, 귤 햄버거 등 귤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것을 다 해 봤어요. 저희 아이들은 그때 너무 먹고 질려서 현재는 귤 가공품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할 정도예요.”
Q. 감귤 가공에 대해 다양한 시도를 스스로 해 보셨네요. 그러다가 마을 부녀회원들과 함께 일을 키우게 된 거예요?
“마침 지원사업이 있었고, 부녀회원들을 설득해서 ‘우리가 한 번 해보자’ 하고 힘을 모았어요. 당시에 많은 갈등이 있었어요. 저는 일단 힘을 모으려면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리더가 좀 버텨줘야 팀원들이 따라와 줄 것으로 판단했어요. 그래서 일단은 ‘나만 믿고 따라와라!’ 하며 제가 나섰지요. 지역 농민들에게서 비상품 감귤을 가져와서 우리가 과자를 만들어 보자고 설득했어요.”
Q. 그 과자가 지금의 하효살롱 대표상품 제주전통한과 ‘과즐’이군요?
“네. 그런데 처음엔 반대가 엄청났어요. 옆 동네에 이미 나온 과즐 상품이 있었는데 동네 간 싸움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컸죠. 하지만 저는 첫 번째 상품으로 과즐로 선택한 이유가 있었어요. 먼저, 대기업이 할 수 없는 것이어야 했어요. 둘째, 우리는 상품을 만들어도 홍보하는 능력이 부족하니 이미 사람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제품을 만들자. 셋째, OEM을 주지 말고 우리 부녀회원들의 역량에 맞는 가내 수공업 제품을 해 보자. 이 세 가지였죠. 이 세 가지 이유에 맞는 게 ‘과즐’이었습니다.”
*과즐: ‘과줄(꿀과 기름을 섞은 밀가루 반죽을 판에 박아서 모양을 낸 후 기름에 지진 전통 과자)’의 옛말
Q. 하효살롱의 브랜드 ‘하효맘’의 과즐 소개 부탁드려요.
“하효맘의 대표상품인 하효맘 과즐에는 ‘감귤과즐’, ‘제주보리과즐’, ‘감귤칩과즐’ 세 종류가 있어요. ‘감귤과즐’은 우리 밀에 감귤즙으로 반죽하고 구워서 쌀 튀밥을 붙여 만든 것이고요, ‘제주보리과즐’은 쌀 튀밥 대신 제주 보리 튀밥으로 만들었어요. 보리는 식이섬유가 많고 당뇨 환자들에게도 좋아요. 그런데 보리를 뻥튀기면 입에 달라붙어서 먹기가 좋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입에 달라붙지 않게 고소한 맛을 살리는 공정을 찾아서 차별화했어요. 이에 달라붙지 않는 과즐, 그것이 하효맘 과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 ‘감귤칩과즐’은 가장 인기 상품인데 감귤과즐에 감귤 칩이 올라가서 보기에 더 예쁘고 제주의 감성이 확 느껴집니다.”
Q. 부녀회원들이 과즐을 탄생시킨 과정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거의 6개월간 밤낮으로 연구했어요.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죠. 밤낮으로 25명의 회원이 모여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했어요. 직장 다니는 사람은 밤에, 그리고 밭일 가는 사람, 안 가는 사람 나눠서 번갈아 가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어요. 수입 밀가루 대신 우리 밀로 만드는 것을 고집했는데 그것이 참 쉽지 않았어요.”
Q. 수입 밀 대신 우리 밀로 만들면 재료 단가가 높아지는 것 외에 또 다른 어려움이 있나요?
“수입 밀은 이미 떡 만드는 용도, 빵 만드는 용도, 과자 만드는 용도, 면 만드는 용도 등에 맞게 다양한 밀가루로 나오죠. 그러니 맞는 것을 고르기만 하면 수입 밀을 이용해서 만들기는 굉장히 쉬워요. 그런데 우리 밀은 그렇지가 않아요. 대부분 중력분 한 가지로만 나오거든요. 게다가 저희는 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하였기 때문에 과자용으로 우리 밀을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했어요. 그러다가 우리 밀 100%에 감귤을 사용해서 더 바삭한 과자를 만드는 비법을 찾았어요.”
Q. ‘과즐’ 하면 제주의 대표 간식이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사는 기념 선물이기도 한데요. 현재는 10개도 넘는 과즐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있지요. 당시 과즐 제품을 만들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자식의 밥상을 차려 줄 때 건강한 먹거리로 차려주듯이, 간식 상을 차릴 때도 건강한 간식으로 차려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수입 밀 대신 우리 밀을 쓰기로 했던 것이고요. 우리 농산물이 우리에게 맞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우리 밀로 만든 밀가루가 수입 밀가루보다 비싸거든요. 하지만 자식한테 먹인다는 생각으로 우리 밀을 고집했습니다. 또한 하효맘 과즐에는 설탕 대신 원당과 조청을 써요. 과즐이 다 같은 과즐이 아니에요. 과즐의 종류마다 들어간 원재료가 다르고, 타 브랜드 과즐과 하효맘 과즐은 또 다릅니다. 저가의 원료를 사용하면 소비자는 단번에 알지요. 과즐도 한과의 한 종류인데요, 보통 한과를 생각하면 딱딱하고 이에 달라붙는 불편한 식감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저희는 제품을 만들며 이 불편함도 없애 부드럽고, 바삭하게 만들었어요.”
Q. 하효맘 과즐의 특징이 드러나네요. 저가의 원료 대신 우리 밀과 제주 감귤로 만든 과즐, 그리고 식감이 좋은 과즐. 이런 과즐을 소비자들이 절로 알아주시나요?
“매달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월평균 50만 개 팔립니다. 판매량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알 수도 있지만 얼마 전 한 박람회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확인할 기회가 있었어요. 한 손님이 하효맘 과즐을 사러 오셨는데 이전에도 드셔봤대요. 또 사러 온 거라고 하시며 제게 인사를 하셨죠.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저는 알 수가 있어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뭘요?”라고 되물었지요. 그분이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이게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라는 걸 알아요. 제 몸에 절로 끌렸기 때문에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다시 사러 왔습니다.”라고요. 제가 바쁜 와중에도 하효맘 과즐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드렸어요. 그랬더니 그런 정성이 담긴 제품을 소비자들도 마음과 몸의 끌림으로 아는 것 같다는 답을 돌려주셨죠.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Q. 소비자들이 절로 알 수 있는 ‘정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가가 아닌 좋은 재료를 고르고 쓰는 정성, 그리고 기계 대신 저희 손으로 하나하나 만드는 정성 아닐까요? 하효맘 과즐은 기계 대신 저희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만듭니다. 뜯는 순간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고, 먹으면 입안에서 또 느끼실 거예요. 우리 밀의 고소함과 조청, 원당의 달콤함, 감귤의 상큼함이 조화된 맛을요. 과즐 종류마다 다른 청을 써요, 보리, 쌀, 과일칩이랑 맞는 것을 정성 있게 테스트하고 개발해서 쓰고 있지요.”
Q. 그래도 반죽은 반죽 기계로 하시죠?
“아뇨. 저희는 반죽도 직접 손으로 합니다. 손반죽하는 유일한 과자 제조업체가 아닐지 싶어요. 기계로 하면 굉장히 쉽고, 많은 양을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처음의 콘셉트 그대로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 들여서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고 있어요. 돈을 많이 벌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꾸준히 하면 지속할 만큼은 충분히 벌 수 있고, 고객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일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정성껏 오래 하려고 합니다.”
Q. 나중에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이사장님은 뭐 하실 거예요?
“저는 10년 후에 전국 일주를 무일푼으로 할 거예요. 무일푼으로 하려면 누군가 제 여행을 지원해 줘야겠지요? 저는 우리 고객들이 제게 먹거리를, 숙박을 제공해 주고, 교통도 제공해 줄 거로 생각해요. 누가 그래 주겠노라 서약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고객을 전국에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이니 이 일을 허투루 할 수 없지요. 100명의 손님보다 한 명의 손님이 100번 오게 만들고 싶어요.”
Q. 그 바람대로 단골이 많이 생겼나요?
“저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봐주는 손님들이 많이 생겼지요. 저희는 감귤 농사도 지으니까 인터넷으로 감귤을 10톤을 팔았어요. 얼굴도 보지 않고 10톤을 팔지요. 그런데 컴플레인(항의 또는 불만)이 그렇게 많아요. 아주 조그만 귤의 상처도 다 컴플레인하는 이유가 돼요. 고백하건대 하효맘 과즐에도 단점이 하나 있어요. 저희는 조청이나 사탕수수 100%인 원당을 사용하기 때문에 청이 조금 흘러요. 저가인 하얀 설탕을 쓰면 빨리 굳어서 흐르지 않아요. 그럼, 애초에 없을 문제죠. 그런데 손님들은 이렇게 좋은 재료를 써서 만드는데 청이 좀 흘러도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문제 삼지 않고 사랑해 주시죠. 우리 마음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컴플레인이 거의 없습니다.”
Q. 과즐 외 신상품이 내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네, 현재 상품 개발은 거의 다 되었는데 실제 판매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려서 내년 초쯤에 고객들에게 소개될 것 같아요. 이번엔 감귤 대신 천혜향을 이용한 ‘약과’ 신제품이 나옵니다. 또 ‘제주과일강정’도 함께 출시될 예정이에요.”
Q. 요즘 인기 레트로 간식인 약과가 나오는군요? 하효맘이 만드는 약과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일반 약과는 엄청 많죠. 저희는 이번에 천혜향을 사용했어요. 감귤은 튀기면 향이 거의 안 나요. 그리고 비상품 감귤 외에 비상품 만감류(감귤나무 품종과 오렌지 품종을 교배해 새로 만든 재배 감귤류)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역 농가에서 고민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이번에 감귤 대신, 감귤의 달콤함에 새콤한 맛이 더해진 천혜향을 사용했어요. 약과의 달콤함에 천혜향의 새콤한 맛과 향이 조화로운 것이 특징입니다.”
Q. 제주과일강정의 특징은요?
“제주과일강정은 무엇보다 다양한 과일의 알록달록함으로 예쁩니다. 예뻐서 만들고 싶고 먹고 싶은 제품이지요. 제주과일강정은 하효맘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활동으로도 준비할 건데 인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해요.”
Q. 제주관광공사의 ‘2023 겨울,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 10선’에 하효살롱 체험이 꼽혔던데요! 하효맘의 오프라인 매장(서귀포 하효동 소재)에 오면, 여기서만 즐길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이 있나요?
“감귤 과즐, 감귤 타르트, 감귤 칩 만들기, 오메기떡 만들기, 그리고 신제품인 제주과일강정 만들기 체험을 하실 수 있어요. 겨울 귤 수확 철에 오시면 매장 옆에 있는 귤밭에서 직접 귤을 따고 직접 수확한 귤로 이런 제품들을 만들어 가져갈 수 있어요. 내 손으로 직접 지역 특산품을 만들어 가는 경험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체험활동을 하면 여행자들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지역 주민들은 부가 소득을 얻을 수 있어요. 고객들이, 이런 체험활동이 방문한 지역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걸 알고 즐거움에 보람도 함께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Q. 한쪽 벽에 사훈과 미션 등을 붙여두셨네요. 하효살롱은 어떤 기업인가요?
“하효살롱의 사훈은 ‘안전하게 일하자’예요.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는 것과 동시에 이곳에서 함께 일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것을 풀길 바라요. 그래서 건강하게 가정으로 돌아가고, 그게 다시 사회로 돌아 나오길 바랍니다. 5, 60대 여성들이 우울증이 많대요. 나이 들수록 즐거움이 사라지는데 삶의 활력을 이곳에서 일하면서 얻고 그 활력이 가정과 사회로 순환되게 만들고 있어요. 저희 직원 중에는 이주여성을 포함하여 취약계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취약계층, 이주여성들에게 직업 훈련을 하고 근로기준법에 대한 교육도 합니다. 일하면서 권리를 찾고, 이주여성들끼리 어울릴 기회도 가지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섞여 이야기하면서 향수병도 달래고 행복하게 정착하길 바라요. 이곳은 시골이라 이주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행복이 우리 지역 사회의 행복과 직결되어 있어요.”
Q. 비상품 감귤을 통해 농가 소득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시작하여 지금은 중장년 여성의 행복한 삶과 이주여성들의 행복한 정착도 지원하고 계시네요.
“네, 저희 직원들의 행복한 삶이 바로 저희가 사회에 기여하는 하나의 방법이죠. 그래서 고객들도 저희 제품을 구매하거나, 매장을 방문하셔서 간접적인 사회 기여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취약계층 고용 외에도 도시락 봉사나 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했기에 지역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어요. 처음엔 부녀자들이 뭐 한다고 하니 색안경 끼고 보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우리만 잘 살자고 하는 게 아니라 지역을 위해서 사업을 하고 이익을 나누니 이제 많은 주민이 저희와 한마음입니다.”
Q. 2018년부터 지금까지 매출과 직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나요?
“매출 1억에서 출발해 22년 18억 매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직원 수도 꾸준히 늘고 있고요. 이 동네에 관공서 말고 제대로 된 직장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저희는 직원을 채용한 이래로 단 한 번도 직원 수가 줄어든 적이 없어요. 내년엔 직원 20명을 목표로 달릴 예정입니다.”
Q.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 힘든 시절도 있었을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어요?
“첫 2년 동안 부녀 회원들은 급여를 받지 않고 일했어요. 저희의 인건비를 차곡차곡 모아서 필요한 장비도 사고 3년 차부터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어요. 그 2년에 저희는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렸다고 해요. 그만큼 힘들었지만, 열심히 했어요. 하자마자 매출이 생기지 않는 게 당연한데 그걸 기다리지 못하는 마음들, 주위의 질타나 불신… 그런 것들이 참 힘들었네요. 처음엔 저희도 뭘 잘 몰랐으니까 그런 소리에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 그런데 지금은 부녀자들이 도리어 큰소리칠 수 있게 되었지요. 다양한 교육을 통해서 역량을 키우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러면서 매출이 저절로 조금씩 오르기 시작해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난감했어요. 매장에 손님 발길이 뚝 끊겼으니까요. 그때 자료를 찾아보니 다른 마트나 상점도 유입자 수가 확 줄었는데, 유기농 매장은 매출이 도리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했죠. 그래서 그때 한살림, 두레생협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면서 매출을 일으켰어요. 그 이후로 직원도 지속해서 늘고 있고요.”
Q. 힘들 때 잘 대응하면 그다음엔 성장이 있는 것 같아요. 하효살롱의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무엇인가요?
“직원이 최소 20명 되도록 노력할 것이고요, 이 지역에 저희(하효살롱)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저희의 홍보대사는 바로 이 지역 주민들이에요. 주민 100%가 우리를 지지하고 홍보해 주고, 우리가 있음으로써 이 마을은 정말 행복한 마을이구나 하는 행복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노력할 것입니다.”
Q. 앞으로 하효살롱 하효맘의 제품이나 체험을 접하게 될 예비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하효맘 제품에 우리 정성이 가득 들었어요. 먹는 분의 입을 즐겁게 하고 몸을 건강하게 하는 제품을 정성으로 만들고 있으니 한 번 드셔보세요. 한 번 접해보시면 이제 다른 건 못 드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한 번 드셔보면 아실 텐데 이걸 말로 설명하기가 참 쉽지 않네요. 그리고, 저희 제품을 구매하셔서 간접적으로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데 동참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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